F. Nietzsch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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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치 전도의 시작, 청년 니체의 반시대적 선언문 (3/4)
“비극이 죽었다! 그와 함께 시 자체도 비극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비극의 탄생》의 11장~15장은 비극의 죽음과 소크라테스주의를 다룹니다. 니체는 에우리피데스가 “디오니소스적 요소를 비극에서 솎아내고 비극을 순수히 비디오니소스적인 예술·풍습·세계관 위에다 새로 건립”함으로써 비극이 파괴되었다고 봅니다. 이후 비극은 예술의 에테르와는 무관한 “모든 것은 지성적이어야만 아름답다”는 최상위법에 의해 교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에우리피데스는 사실 소크라테스의 가면에 불과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지성과 앎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고 비극을 유익하지 못한 예술로 간주해 배척했습니다. 그러므로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소크라테스적인 것,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대립이며, 그리스 비극의 예술작품은 이로 말미암아 몰락”하였습니..
2022.10.11 -
✏️모든 가치 전도의 시작, 청년 니체의 반시대적 선언문 (2/4)
“현존과 세계는 오직 미적 현상으로서만 영원히 정당화된다.” 《비극의 탄생》 5장~10장은 비극의 기원과 본질을 다룹니다. 니체의 통찰에 따르면 언어와 음악간의 비밀한 관계를 드러내는 서정시에서 비극이 싹텄으며, 언어·음악·춤이 함께 펼쳐지는 제의예술인 디티람보스에서 비극이 직접적으로 기원했습니다. 니체는 여기서 ‘조형·영상·언어’(아폴론적인 것)와 ‘음악’(디오니소스적인 것)간의 근본적인 관계와 비극 가무단의 “예술가적 원초현상”을 탐색함으로써 두 예술충동의 비의적인 합일을 설명합니다. 그리스 비극은 ‘오케스트라 위 가무단의 가무 서정시’와 ‘무대 위 배우들의 대화’로 구성되는 바, 니체는 전자를 “가무단의 디오니소스적 서정시”, 후자를 “무대의 아폴론적 꿈세계”로 해석합니다. 나아가 비극의 무대는 “..
2022.10.10 -
✏️모든 가치 전도의 시작, 청년 니체의 반시대적 선언문 (1/4)
“지금 내 안에서 학문과 예술과 철학이 함께 자라고 있다. 분명 언젠가는 켄타우로스를 낳을 것이다.” 1870년 여름, 젊은 문헌학자 니체는 심중에 켄타우로스를 품고 알프스 벽지에서 〈디오니소스적 세계관〉을 집필하기 시작합니다.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의 이름을 처음 불러내며 비극을 철학적으로 해석한 이 글은 《비극의 탄생》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이후 몇 편의 글과 강의록이 덧붙으면서 비로소 니체의 첫 번째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런 집필 과정 탓에 《비극의 탄생》은 전개가 원활하지 않고 감정의 진폭이 크며, 난해한 문체, 부사의 남발, 감정의 고조에 따른 빠른 호흡이 뒤섞여 있습니다. 내용상으로는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이라는 두 예술충동의 원리로 예술사를 새롭게 설명하려는 야망, 소크라테스주의 및..
2022.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