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을 비판한다. | 2022.12.10

2022. 12. 10. 01:38Writing

✏비판을 비판한다. | 2022.12.10

올바른 지식은 삶을 이롭게 한다. 지식으로부터 올바름을 이해하고 분별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비판적 사고를 선택한다. 그러나 비판 일반은 엄연히 지식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일 뿐 그 모든 것이 아니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지식들은 인류 역사상 시공간을 초월한 지혜의 총체이자 최고 또는 최상의 텍스트들이다. 이 고전의 반열에 오른 문장들은 현재에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지식의 정수를 읽고 깨닫기 위해서는 단지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

고전 중에서도 경전이라고 칭하는 것들은 정말 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경전 중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 바로 성서(聖書)다. 이 성서에 다다른 지식은 마법과도 같다. 우리가 체감하고 경험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삶을 마법처럼 바꾸기 때문이다. 어쩌면 동서양을 불문하고 마법을 사용하여 삶을 바꾼 신화적 이야기는 사실 허상이 아니다. 노예를 왕으로, 약자를 강자로, 거지를 부자로 만들게 한다. 이 마법과 같은 지식들은 여전히 후대에 이어져 내려오고 있지만 현대인들 대다수가 그것을 모르고 살 뿐이다.

비판적 읽기에 매몰된다면 이 경전 이상의 책이 가진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없으며 문헌학적 가치를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언어학적 접근(언어학)과 역사적인 의미(사학) 그리고 지식에 담긴 시대 정신(철학적 사유)을 읽는데 방해한다. 비판 혹은 반론은 기본적으로 지식에 관한 부정이 담겨있다. 그래서 그 도덕률로 살아갈 의지를 약화시킨다. 성실한 사고란 역설적이게도 사고가 아닌 행동에서 완성된다.

명서에 담긴 문맥과 명제의 등장, 문체 등의 나열은 개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꾼다. 그것은 또 다른 초월적인 무언가를 느끼기 위함이다. 따라서 자신의 주관을 온전히 내려놓고 겸손히 받아들여야만 지식의 정수(Essence)를 느낄 수 있다. 그것에서 우리는 텍스트의 힘을 비로소 체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