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4. 21:11ㆍRewriting
1. 알림 소리에 겨운 눈을 뜨고 지각할 것 같아서 아침은 거르고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서 일하고 점심 먹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씻고 저녁 먹고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보다 보면 이렇게 지루하고 반복적인 삶을 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이딴 게 내 인생이라고? 난 진짜 죽지 못해 사는 건가? 나한테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재미없고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거지? 이런 생각과 함께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2. 그런데 이런 생각을 우리들만 한 것이 아니다. 이 생각은 이미 20세기한 철학자가 했고 이에 대한 해답도 내놓았다. 삶은 삶이라는 것, 그 차체만으로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가? 만약 없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옳은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1942년 쓴 에세이로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알베르 까뮈의 저서 시지프 신화에 나오는 내용이다. 시지프는 신들을 기만한 죄로 죽어서 바위를 산꼭대기로 굴려 올리는 형벌을 받았는데 산꼭대기는 뾰족해서 바위는 올려놓자마자 반대편으로 굴러 떨어지고 시지프는 다시 반대편 골짜기로부터 바위를 끊임없이 굴려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지프의 형벌이 괴로웠던 건, 이 형벌은 끝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행위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알베르 까뮈는 이에 착안하여 삶이 마치 시지프의 형벌과 같다고 비유하고 있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인간은 근본적으로 의미없는 일에 해당하는 먹고 자고 일하는 등을 반복해야 하지만 이는 죽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 형벌과 같다는 것이다.
3. 기독교적 사상과 윤리가 삶을 지배하고 있었을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 삶은 신이 내려준 선물이기에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고 자살은 이 산물을 던져버리고 신을 모독하는 행위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독교적 세계관은 실존주의 등장과 함께 그 가치가 희석되었고 그것은 인간에게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부여해 줄 신의 존재 또한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우리는 우연에 의해서 태어난 것이고 심지어는 인간이라는 종 마저도 다윈의 자연선택설에 의하면 우연히 탄생한 것이다. 인간의 삶은 목적이 없고 우리의 존재는 우연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지프 신화에서 까뮈가 말하고자 하는 부조리다. 우리는 수천 년간 삶의 의미를 신으로부터 얻었지만 그것이 사라진 현재의 삶은 더 이상 그 자체로 어떤 목적이나 가치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4. 까뮈는 이 부조리를 깨달은 사람에게는 자살 아니면 회복 두 가지 가능성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실존에서 얻는 것을 살아갈 이유로 삼지 말고 실존 그 자체를 살아갈 이유를 삼아 삶은 무의미한 작업에 반복이지만 삶의 진리라고 할 수 있는 그 무의미함을 사랑하고 유지하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는 허무주의적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지만 까뮈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즉 윤리라고 할 수 있다. 부조리를 깨닫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삶이 무의미하다는 항의, 즉 반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지프 신화에서는 부조리한 감정 오리의 삶을 이유에 대한 질문을 다룬다면 까뮈의 또 다른 저서 <반항하는 인간>에서는 삶이 무의미하다는 항의, 즉 반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잃을 것이 하나도 없을 때 우리는 자기 안에서 존재하는지 몰랐던 깊이를 발견하게 된다.” 삶에는 어떤 특별한 의미나 목적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나 자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영향을 미치던 것들이 우주의 먼지보다 더 작게 느껴지게 되고 온전히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질지라도 현실을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삶의 의미를 계속해서 찾아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5. 이에 피터슨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데 있어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것을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 과정에서는 반드시 희생을 따를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고 감내해야 한다.” 신이 나에게 생명을 부여했다고 믿든, 자연선택적으로 우연히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믿든, ‘나’라는 인간의 이미 태어났고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어찌보면 인간의 삶이란 특별할 것이 없다. 오히려 반복적인 일상이 우리의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애초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가진 것 없이 태어났는데 잃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것이다. 내가 온전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나라는 존재 그 자체밖에 없으며 오히려 나라는 존재가치를 잃어버릴 것을 염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우리의 삶은 삶이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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