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식물의 생존 전략 : 보이지 않는 무기 | 2024.09.02

2024. 9. 2. 22:58Animal Based Food

어린 시절, 모래사장에서 머리만 내놓고 묻혔던 기억이 있는가? 그때처럼 몸이 갇혀서 꼼짝 못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그 상태에서 갑자기 아이들이 나타나 당신의 얼굴을 축구공처럼 차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무력하게 느껴질까? 식물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곤충이나 동물이 식물을 먹어도 식물은 도망치거나 방어할 수 없다. 약 4억 7천만 년 동안 진화해 온 식물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물리적, 화학적 방어 기제를 발전시켜 왔다. 식물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먹으려는 생물들과 끝없는 무장 경쟁을 벌여 왔다.

물리적인 방어로는 선인장의 가시나 덤불의 가시가 있다. 숲에서 가시에 찔린 적이 있는가? 이런 물리적 방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식물들은 더 나아가 화학적 방어 기제도 발전시켰다. 이 화학적 방어는 식물의 잎과 줄기를 공격하는 동물들에게 '화학적 가시'처럼 작용한다.

우리는 흔히 식물들을 이로운 존재로 생각하지만, 이는 겉모습에 불과하다. 아름다운 꽃과 식물들이 주는 인상은 우호적이지만, 사실 식물들은 교활하다. 우리가 건강에 좋다고 여기는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s)는 실은 식물이 곤충, 동물, 곰팡이 등의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들어낸 화학적 방어물질이다. 식물도 다른 생물처럼 생존과 번식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사슴이 식물의 잎을 뜯어먹는 것은 식물의 생존 목표에 위배된다.

이제는 식물들이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들의 생존 전략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케일, 브로콜리, 시금치 같은 식물들이 우리에게 이롭다는 믿음은 일종의 착각이다. 결국 이 식물들도 자신을 먹히지 않기 위해 다채로운 방어 전략을 고안해 왔으며, 우리와의 관계에서도 철저히 생존을 위한 계산에 따라 움직인다.

식물들이 먹히기 싫어하는 것은 동물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지만, 방어 방식은 다르다. 동물들은 이동하거나 이빨과 발톱을 이용해 방어할 수 있지만,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고유의 방어 기제를 발달시켜야 했다. 식물의 무기와 그 화학적 방어물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식물들은 단순한 이로운 존재가 아니라, 복잡한 방어 체계를 지닌 생명체다. 그들이 진화해온 다양한 방어 전략은 우리와의 상호작용에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식물들의 생존 전략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