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1. 21:55ㆍPhilosophy
불완전한 도덕과 완전한 도덕
지혜의 추구인 철학의 마지막 단계는 데카르트에 있어 도덕학이다. 다른 학문의 지식을 전제하고 있는 도덕학은 “극히 완전한 도덕학”(la plus haute & la plus parfaite Morale)이다. 반면에 확실한 지식을 전제하지 않은 도덕학은 "불완전한 도덕학”(une Morale imparfaite)이고, 그것은 "일상적이고 불완전한 지식”에 의해 확립된 것이다. 이 불완전한 도덕학은 이성이 올바로 사용되기 전에, 지식이 획득되기 전에 임시방편으로 설정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임시 도덕학”(une Morale parprovision)이다. 방법에 의해 도야된 건전한 정신(bon sens; 양식) 혹은 올바른 이성(ratio recta)을 통해 인간은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지식의 총체인 지혜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 데카르트의 지론이다. 이런 의미에서의 지혜는 학문의 통일성에 의존하고, 이 통일성의 근거는 방법 및 나아가 정신의 단일성이다. 이성을 올바로 사용하는 자 혹은 이성이 명하는 대로 행하는 자, 즉 강하고 좋은 정신의 소유자, 덕과 지혜의 소유자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데카르트에 있어 행복한 삶은 극히 평안하고 만족스런 정신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최고선은 어떤 최고 가치의 대상이 아니라 행복의 정복에 기여하는 획득 가능한 모든 완전성을 소유하는 정신, 즉 지혜로운 정신이다. 그래서 인간 삶의 최고선은 지혜이다.
새로운 진리를 발견하도록 해 주는 진정한 논리학인 참된 방법(la vraie Méthode)은 이성을 계발시킨다. 그리고 참된 지식은 좋은 정신 혹은 올바른 이성에 의해서만 획득되며, 이런 지식으로 충만된 정신은 앎과 행위, 이론과 실천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는다. 삶이 곧 행위이고, 행위가 곧 앎이다. 이런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 데카르트가 소망한 “참된 철학”(la vraie Philosophie)이다. 그가 『방법서설』을 저술했을 때, 이 책의 원제목으로 생각한, “우리 본성을 보다. 높은 단계로 승화시킬 수 있는 보편학에 관한 기획”(Le project d'une science universelle qui puisse élever notre son plus haut degré) 속에 이미 방법과 지혜 간의 상호 연관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Philosoph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트 순수이성비판 탐구 1 | 2023.05.07 (0) | 2023.05.07 |
---|---|
✏️국가, The Republic | 2022.09.06 (0) | 2022.10.09 |
올바른 이성의 길, 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 - 1 (0) | 2021.05.10 |
비극의 탄생 (0) | 2019.06.08 |
필레보스 (0) | 2019.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