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2. 20:43ㆍL. Wittgenstein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인 1914년, 비트겐슈타인은 1차세계대전에 자원 참전했습니다. 1918년 독일-오스트리아군의 패전과 함께 이탈리아군의 포로가 된 비트겐슈타인은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1919년에야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몇 년에 불과한 이 참전 기간 동안, 현대 철학의 가장 중대한 저작 중 하나인 《논리철학논고》가 집필되었습니다.
《논리철학논고》는 논리를 통해 세계 전체를 파악하려는 시도인 동시에, 그런 시도가 갖는 한계에 대한 인식이기도 합니다. 그가 몸소 겪은 전쟁의 참상과, 전쟁 일상의 윤리적 문제들은 그 막대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결코 논리적 파악이 불가능한 대상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
이 책 《전쟁일기》에는 《논리철학논고》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비트겐슈타인의 사유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언어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언어적 전달의 본질, ‘문장'의 본질은 무엇인가? 철학은 자신의 인식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가? 사유와 내면의 영역, 그리고 신체적·언어적 표현의 영역 사이에는 극복 불가능한 경계선이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전혀 다른 언어를 습득하고, 새로운 문화에 친숙해질 수 있는가? 인간 사회가 그 변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개념들을 바꾸면서도, 먼 과거와의 접촉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아니면 인간 개개인의 층위에서 말한다면 — 나는 어떻게 규칙을 따르는 동시에 창조적일 수 있고, 규칙을 지키면서도 그것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는 우리에게 단 두 권의 철학적 저서, 《논리철학논고》와 《철학적 탐구》만을 남겼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이 어떤 과정을 통해 고유한 사유와 형식에 도달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그의 방대한 ‘유고'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접근이 될 것입니다. 완결된 철학서가 아닌 유고라는 공간에서는 그 누구라도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눈높이에서 사유하고, 그와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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