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편 단상

2019. 6. 6. 02:31Philosophy

1. 소크라테스 문답법은 산파술(産婆術)로 비유된다.

 

산파(産婆)란 여성이 아기를 낳을 때 옆에서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뜻한다. 이것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아이(지식/지혜)를 낳는 형태와 비슷함을 은유한다.

 

1.1 다시 말해서, 문답을 통해 기존의 지식과 무지에 대한 자각을 일깨워주는 행위이다.

 

1.2 이러한 질문 형식은 지식을 가능케한 전제를 탐구하게 되며 우리가 당연시 믿고 있는 원자적인/선도적인 명제로 가게 된다. 그 주변에는 삶의 법칙과 아주 유사한 원리의 자연과학적 법칙이 발견된다.

 

1.3 그것들은 삶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러나 아님에도 그것이 시사하는 바를 보며 교훈을 얻게 된다.

 

1.4 이성을 이루는 논리적 전개라는 엄밀한 방법론으로 탐구한다. 논리적 전개에 동의하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는 논의 또한 논리적 전개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현대분석철학이자 영미철학에서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생각이다.

 

1.41 플라톤 저작의 책들은 비판적이나 논리적인 형식을 충실히 이행하진 않고 있다. 예술이나 시 정도로 취급하는 이가 많게된 원인이다. 혹자가 그랬던가, 철학의 여왕인 형이상학이 내려오게 되었다고.

 

2. 《변명》은 민중의 노여움을 산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통해 어떻게 부당한 인민 재판을 당하는지를 서술한다. 그리고 이전 대화 과정에 있어서 소크라테스의 물음에 ‘대답하는 자’들은 대게 분노에 빠진다.

 

2.1 자신이 참이라 믿어온 무지한 신뢰가 무너졌을 때 분노가 우리의 감성을 가린다. 그렇다고 올바른 말을 통해 불편하게 만드는 소크라테스를 죽인다고 해서 우리 삶을 피곤하게 하는 물음이 없어지지 않는다. -메신저에 위해를 가한다고 하여도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2.2 대화자의 태도와 마음에 따라 지식을 산파해내는 행위가 성립될 수 있거나, 그러지 않을 수 있다. 대화자가 알아가는 과정에서 마치 옷을 발가벗기는 듯한 수치심이 동반될 수 있고, 이는 교감을 방해한다. 또한 의도와 관계없이 질문자가 자신의 지식을 드높이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지혜의 탐구라는 대화의 목적을 서로간 명확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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