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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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격 속에 써내려간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일기 | 2022.09.23
[책&생각] 포격 속에 써 내려간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일기 1차대전 참전 병사 내밀한 일기개인적 기록과 철학적 기록 병행‘논리철학논고’의 발원처 구실비트겐슈타인 마음으로 난 문 www.hani.co.kr
2022.10.10 -
✏️권력과 번영 1 | 2022.08.14
국가는 개인의 집합이다. 개인의 총체가 곧 국가다. 인간으로서의 국가, 생존으로서의 국가, 종교로서의 국가 등 이처럼 국가에 관한 이해는 다양한 출발점이 존재한다. 국부 즉, 먹고 사는 문제와 밀접한 해석은 현대 담론에서 가장 활발한 의견 개진이 진행되고 있다. 나는 논란의 저작『반일 종족주의』출간 당시 이영훈 교수의 인터뷰를 듣고 참조 문헌을 찾아갔다. 이 교수의 식민 지배에 관한 식민지 근대화론이란 도발적인 주장은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인용한 저명한 미국 경제학자 맨서 올슨(Mancur Olson)의 국부/국가 발생의 내용은 충분한 이론적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의 유작『권력과 번영』에 관해 쓰고자 한다. I. 지배 권력의 논리 지배 권력의 형태는 유랑형 도적(Roving Bandits)..
2022.10.09 -
✏️국가, The Republic | 2022.09.06
The Republic, Penguin Classics 1-1 I. Introduction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모국인 오스트리아에서 추방된 철학자 칼 포퍼는 서구 사회가 파시즘과 공산주의라는 전체주의적 사상에 도달한 방법을 설명하려고 했다. 포퍼는 이 악질적인 전개의 뿌리에 존재하는 용의자 몇명을 지시한다. 나치에 의해 왜곡되었던 프리드리히 니체, 공산주의에 의해 왜곡된 헤겔,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의 시초에는 플라톤의 저작인 『국가, The Republica』가 있다고 믿었다. 1945년 포퍼는 제도적 견제와 균형이 존재하지 않는 일명 ‘철인 정치’ 혹은 ‘철인 통치’를 전체주의 국가의 사상적 시초라고 고발하였다. 그는 『국가』에서 묘사된 철인 정치 시스템의 이상적인 도시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
2022.10.09 -
청년 비트겐슈타인의 불태우지 못한 일기 (4/4)
“내 작업은 논리의 기초에서 시작하여 세계의 본질까지 확장되었다.” 1차세계대전 참전은 비트겐슈타인의 일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수학기초론과 논리학에 국한되어 있던 그의 사유는 전쟁을 거치면서 형이상학, 윤리학, 미학 등을 아우르는 위대한 철학의 반열에 올라섰고, 그는 불멸의 철학서 《논리철학논고》의 저자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가 참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성장 과정에서 두 형의 자살을 목격했고, 철학자 오토 바이닝거의 사상과 자살에 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철학적 영역을 확립해가던 중 겪은 아버지의 죽음은 그에게 또 한 번 죽음의 문제를 상기시킵니다. 자살이 해답이 아니라고 느꼈던 그에게 삶을 완성하는 방법으로 전장에서의 죽음이라는 가능성이 떠올랐을 거라 추측할 수 ..
2020.10.22 -
청년 비트겐슈타인의 불태우지 못한 일기(3/4)
비트겐슈타인의 글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논리철학논고》의 모든 문장은 사실상 독립된 표현이며, 이 저술은 일체의 논증이나 설득도 없이, 전적으로 선언으로만 이루어진 신비로운 책입니다. 전통적 의미의 책이라는 매체는 철저하게 부정되며, 기존 철학서의 형식에 익숙한 독자의 접근을 거부합니다. 《전쟁일기》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심화됩니다. 그렇다면 이 철학자의 매력적이고 오만한 사유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요? 한 가지 방식은 비트겐슈타인이 어떤 사유의 전통에서, 어떤 개념과 문제들을 가지고 철학했는지를 살펴보는 ‘이론적' 접근법입니다. 다른 방식으로는 200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해석 풍조인 ‘뉴 비트겐슈타인'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철학 사이의 본질..
2020.10.22 -
청년 비트겐슈타인의 불태우지 못한 일기(2/4)
“내 일기장과 노트들은 제발 부탁이니 불쏘시개로만 쓰십시오. 매일 2-3장씩 난로에 불을 붙이는 데 사용하면 금방 다 쓸 수 있을 겁니다. 활활 잘 타길 바랍니다. 그러니까, 없애버리세요!” (비트겐슈타인이 러셀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전쟁일기》는 비트겐슈타인이 1차세계대전 참전 중에 기록한 노트 세 권을 묶은 것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자필 원고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며, 그의 초기 사유에서 논리철학적인 사상이 어떤 과정으로 형성되었는지 경험하게 해주는 가치 있는 사료인 동시에, 젊은 비트겐슈타인의 내밀하고 진솔한 자기관찰이 담긴 일기장이기도 합니다. 포로수용소에서 그를 만난 건축가 파울 엥겔만은, 비트겐슈타인이 전쟁 중에 쓴 노트를 바탕으로 《논리철학논고》를 집필한 뒤 이 노트를 모두 파괴했다고 회..
2020.10.22